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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냅 6개월 전

천 개의 눈동자 너머

단편 스토리

천 개의 눈동자가 앞으로 향해 있었다. 단조롭게 정렬된 이들 사이에서 한 젊은이의 눈에는 유일하게 미세한 떨림이 가득했다. 한 줄기 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고, 먼 곳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에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 오늘 우리는 전설이 될 것이다.”

이 말은 어제 경례 중에 대대장의 입에서 나왔다. 그러나 젊은이, 준호에게 오늘이 특별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정확히 일 년 전, 그의 형이 같은 장소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군인들이 굳은 표정으로 앞을 응시할 때 준호는 과거에 갇혀 있었다. 형은 언제나 그에게 자랑스러운 존재였고, 군인이라는 길을 걷게 해준 유일한 이유였다. 하지만 그날, 한순간의 혼란과 적의 기습 속에 형은 영웅이 되어 돌아오지 못했다.

병사들 사이의 무거운 정적을 가르며, 대대장의 엄중한 명령이 공기를 찢었다.

“발걸음을 옮겨라. 전진!”

한 걸음, 한 걸음. 준호의 발걸음은 무겁고도 묵직했다. 그의 영혼을 그늘 진 과거에서 이끌어내려는 듯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전진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형의 마지막 모습이 아른거렸다. 당당하고, 아름다웠고, 슬펐다. 그리고 그 미소가 준호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빛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알았다. 오늘 이 순간,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천 개의 눈동자가 아닌, 두 개의 눈동자가 그와 함께 하고 있었다. 형의 눈동자, 맑고 따스한 그 빛이 준호를 안내하는 것만 같았다.

오늘, 준호는 자신만의 전설을 써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그 전설의 첫 문장은 형을 향한 작별의 인사로 시작되었고, 나머지 페이지는 아직 미지의 이야기로 남겨져 있었다.

바람이 휘감고, 준호의 군복 위로 날아간 한 장의 낙엽이 포근하게 내려앉았다. 그것은 자연의 작은 선물인 듯, 준호의 어깨에 가벼운 위로를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그는 알았다. 진짜 용기라는 것은 결코 혼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사랑하는 형에 대한 기억을 마음 한편에 영원히 간직하면서 준호는 미래로, 불확실하지만 희망이 서린 그 길을 걸었다. 철저하게 훈련된 동료들과 함께, 그리고 형의 미소를 가슴에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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