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한잔
단편 스토리
숨이 차게 하나뿐인 술집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저 흘러간 하루의 무게를 잊기 위한 잔을 기대했을 뿐이었다. 진흙투성이의 부츠를 문턱에 톡톡 털며, 나는 세상의 소란을 문 밖으로 닫아냈다.
“바츨라프! 오늘도 같은 것으로 할까?” 술집 주인 하네스가 익숙한 미소로 나를 반겼다.
“그래, 친구. 하지만 오늘은 조금 강한 걸로.” 나는 말없이 몇 개의 동전을 바에 올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그때였다. 이상한 공기의 흐름과 함께 술집의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두 사람의 낯선 이방인이 들어섰다. 한 남자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더니 하네스에게 접근했고, 다른 하나는 깊은 회색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술집은 조용해졌고, 모두가 이방인의 다음 움직임을 주시했다.
“우리는 전설의 맥주를 찾아 헤매는 여행자들이오. 그 맥주를 가진 술집이면 어디든 가려하네.” 낮은 목소리의 남자가 하네스에게 말했다.
하네스는 남자를 묘하게 바라보더니, 앞으로 내민 손에 떡하니 큰 맥주 항아리를 들고 나왔다. “이게 바로 우리 술집의 자랑, 전설의 맥주지. 이 술 한 잔이면 최악의 날도 잊혀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진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네.”
나는 갑자기 커진 관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 잔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방인들의 눈빛은 나를 잡아끌었고, 그들의 대화는 귀를 사로잡았다. 하네스는 맥주 항아리를 열었고, 그 순간이었다. 나는 그 어떤 술보다 짙은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그 회색눈의 이방인은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대는 이 술집의 단골인 듯한데, 이 전설의 맥주에 대해선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가?”
“전설 따윈 믿지 않소. 하지만 하네스의 맥주에는 언제나 특별한 맛이 있지.”
“흥미롭군. 우리를 이곳으로 이끈 것도 그 전설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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