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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냅 6개월 전

세월의 라이더: 붉은 자켓 속의 전설

단편 스토리

그가 늘 그랬듯 붉은 자켓을 입고 그의 오랜 친구 같은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기며, 그는 창공을 향해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덧 이렇게 세월이 흘렀나,” 그는 속삭였다.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서 왔는지 아는 이는 없었다. 단지 그를 ‘세월의 라이더’라 부르며 한없이 경외했다. 그의 이야기는 마을 여기저기서 속삭임처럼 퍼져나갔다. 어느 하늘 아래서나, 그의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오면 사람들은 문득 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세월의 라이더는 과거에 한 폭의 그림 같았던 기억을 뒤로하고 이 도로로 향했다. 젊은 시절, 그는 한 남자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사랑, 열정, 그리고 꿈까지. 그러나 무엇 하나 이루지 못한 채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이만 먹고 말았다.

“진짜 삶이란 무엇일까,” 그는 자주 생각했다. 세월의 풍파를 견뎌내며 그는 생각했다. 진정한 삶은 자신이 이 순간에 얼마나 스스로에게 충실한가에 달렸다고.

세월이 흘러 얼굴엔 주름이 깊게 패였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이 세상 모든 경이로움을 담고 있었다. 한때는 바람을 가르며 자유를 노래했고, 지금은 세월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 그의 오토바이는 희미한 기억 속의 그림자와도 같았다.

그는 낯선 마을로, 낯선 도시로 여행을 계속했다. 그의 오토바이는 고장 한 번 난 적 없이 그의 든든한 동반자였다. 마치 과거의 그리움과 현재의 순간들을 모두 이어주는 가교와도 같았다.

오늘도 그는 새로운 길을 향해 달린다. 붉은 자켓이 햇살 아래 반짝이며, 푸른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경쾌한 기어 변속 소리와 두툼한 바퀴가 끌어내는 질감 있는 소음이 조화를 이룬다.

어쩌면 그의 이야기는 끝이 없는 것 같다. 그의 이야기는 세월 속에 스며든 수많은 이야기들 중 한 조각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결코 조각단위로 쪼개어질 수 없는, 진실한 삶의 여정이다.

그리고 주유소에서 그를 목격한 소년은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다가갔다. “어르신, 그 오토바이는 얼마나 멀리 달려왔나요?”

세월의 라이더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 오토바이는 시간을 여행해, 친구야. 그리고 우리는 아직 멀리 갈 거야.”

소년은 꿈에 부풀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붉은 자켓과 하얀 머리는 저 멀리 사라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소년은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세월의 라이더는 자신의 여정에 이런 새로운 이야기가 또 하나 더해졌음을 아는 듯 했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그의 오토바이 엔진은 여전히 포효했다. 그와 그의 오토바이는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또 다시 길에 나섰고, 그렇게 그의 전설은 하나씩 써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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